사는 이야기2010/03/14 20:08

대한민국, 특히 서울은 전철시스템이 매우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하긴 '수도권' 2,200만명' 사람들이 전철 없어 차로 이동하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겠나? 중국이 요즘 그러하댄다. GDP 4,000불 넘어서니 너나 할 것 없이 차를 사서 몰고 다니려 해서 석유 걱정에 정부가 골머리, 그래서 일찌감치 전기자동차, 태양광, 풍력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댄다.

어쨌거나, 3호선 경복궁역에 내린 시간 10시18분. 무쟈게 늦었다. 개찰구 가는 길을 서두르는데 앞에 가는 이 뒷모습이 낯익다. 그 이도 뒤에서 째려 가늠하는 시선을 느꼈는지 뒤돌아보는데 디오니(향미)님이시다. 통 변하지 않았군요 인사를 주고받으며 홀로 늦는게 아니라는 안온함으로 일행을 찾아 올라가니 구름재, 물처럼, 사랑곶, 호빵맨, 슈타인, 졸리운님이 모여 계셨다.

(옛 아이디 지금 아이디 섞어 쓰는 기준? 없다. 그저 글자 수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두자.) 올디님과 무상이님은 미리 전화로, 나는나님은 문자로 불참을 알려오셨단다. 그래서 오늘 함께 산행을 할 사람은 8명.

간단히 생사확인을 하고 2번 출구로 나가 구기동행 0212번 버스를 탔다. 버스 안에서 '김예슬'이라는, 학내 대자보에 자퇴의 변을 실은 젊은이가 요즘 화제라는 말을 들었다. 자본주의 외에 대안이 없는 삶을, 별 뾰족한 수 없이 사는 처지인지라 그 나이에 꽤나 빨리 통찰에 이르렀구나 싶었다. 하여튼 나중에 전말을 뒤져 봐야겠다. 

버스로 한 20분 갔나? 종점인 이북5도청 앞에 내렸다. 승가사로 올라가서 비봉 찍고 우이동쪽, 소귀천 계곡으로 내려오자는 것이 애제 게시판에서 발의 및 암묵적 합의가 된 경로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떤 경로로 구기동 계곡으로 올라가서 고대로 구기동 계곡으로 내려왔는지 과정은 적어야겠다. 이북5도청 가기전 오른쪽 비탈 포장길을 지나 구기동 계곡 길에 만나는 지점에 있는 안내판 (딥다 큰 지도) 앞에서, 원래 게시판에 발의된 코스는 너무 길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걸 약간 뒤틀어 대남문으로 바로 올라가 보국문, 대동문 찍고 소귀천으로 내려가자고 고쳐졌다. (직선 길이로 주욱 뻗은 장대한 코스가 된다)

계획대로 문수사 올라가서 '공양소'에서 밥을 맛있게 먹은 건 좋은데 (각자 싸온 것이 과일 포함 하나도 겹치지 않는다는 슈타인님의 발견이 있었다. 무엇을 누가 싸왔는지는 나중 디오님께서 올리실 사진과 설명을 참조하시라.) 날씨가 심상치 않다. 알고 보니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단다. 그래서 최단 시간 하산 길로 대성문-평창동 계곡 길이 채택되었다. (두부를 꼭 먹어야 한다고 내가 우겼는데 꼭 먹으려면 버스 타고 가면 된다는 말에 맥주 먹지 뭐, 하고 포기함)

대성문 가기 위해 대남문에 오르니, 앞길은 내리막에 얼음과 눈 범벅길, 아이젠 없는 이가 많아 구기계곡으로 그냥 내려가는 것으로 어느 누구의 불만도 없이 결정되었다. 이건 걍 하늘의 뜻이야...3월 중순 산행에 무신 아이젠이 필요하겠냐, 나만 해도 7년 전 그리 생각했으니까 안 가져온 이들을 탓할 수는 없다. 글치만 호빵맨님에게 만큼은 사전 댓글을 '필수'라고 달았으므로 큰 소리를 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뒷풀이 계산을 슈타인님께서 어느 틈엔지 몽창 내신 바 살림에 보탬이 엄청 된 고마움이 있어 더 이상 추궁은 생략하자.

우옛거나, 이렇게 산행코스가 원형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원안과 겹치는 길은 눈 씻고 봐도 없다) 뒤틀어질 정도로 바뀐 것은 일본영화 '모두의 집', '라디오의 시간(한국에서는 '웰컴 Mr.맥도날드'로 개봉)을 보는 기분이었다. 원칙 따위에 집착하지 않는 매우 유연한 사고를 하는 집단이라고나 할까? 뭐, 함께 하고 맛있는 밥 먹으며 떠들 수 있으면 아무래도 좋은 게다.

문수사 공양소에서 밥을 먹으며, 산을 오르며 내리며, '산이좋아' 1차 산행을 함께 했던 정으니, 하강, 관객, 하늘쁘니, 두루마기님을 비롯, 옛 아이디들의 근황에 대한 궁금증으로 화제 만발이었으나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산행에 참가한 사람만의 특권이므로 기술을 략한다. 하여튼 참가를 해야 뒷담화의 대상이 되지 않는 법. (하긴 참가해도 한참 앞 열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는 한계가 있으니 넘어 가자.)

내려오자마자 빗발이 듣기 시작하매 절묘하게 시간 맞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금연이라는 매우 독특한 두부집에 짐을 풀고 생두부를 중심으로 녹두빈대떡, 맥주, 막걸리, 사이다를 시켜 먹었다. 이야기는 봉하행에 집중되었는데, 방장께서 공지하시는 것으로 졸리운님이 유도해서 방장님의 흔쾌한 응락이 있었다...고 써도 무사하...지 싶다. 하여튼 그 과정과 상세를 이 후기에서는 생략...하고 싶다만 그래도 궁금할 이들을 위해 간단히 쓰면,

- 3월27일(토) 09:30 역삼역에 모인다. 졸리운님이 렌트카 9인승을 사전 예약해 둔다.
   (구름재, 사랑곶, 올디제, 졸리운, 나는나, 솔바람 총6명이 역삼역에서 출발)
- 대전에서 잠넘님이 합류한다. 점심은 대전에서 먹는다. 
  잠넘님께 맛있는 식당과 계산을 책임지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으나 합의되지 않았다.
- 숙박은 올디제님이 일단 안을 잡아 게시판에 올린다.
   빈대님 집에 쳐들어가자는 안, 그러지 말고 부산에서 저녁과 숙박을 책임지게 하자는 안이 나왔으나 역시 합의되지 않았다.
   다만 여신께서 내려가신다면 자발적 프로그램 작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언명은 나와따.
- 무상이님과 물처럼님은 토요일 저녁에 출발, 합류, 일요일(28일) 오전 함께 상경한다.
   상경 시 물처럼(청주), 잠넘(대전)님과 헤어지고 오후 6시 렌트카 반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용은 내가 계산해 보니 1박2일 풀코스에 개략 5만원/인 먹힐 것 같은데, 좀 더 낼 수 있다는 발언을 하신 분들의 존재, 각 지역의 뉘신가가 숙 또는 식을 증말 책임 (당췌 지방 사는 게 죄란 말이냐? 라고 내가 발언했는데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은 느낌이라는 건 적어야겠다)질 지도 모르는 연고로 도통 미지수이다. 여기까지에 가감첨삭하여 방장님, 공지해 주삼.

생두부와 막걸리 공략이 거의 끝나갈 즈음 '노회찬'이 화제에 올랐는데, 별 격론 없이 끝났다. 도통 노회찬을 변론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애제 그런 문제의식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라는 사랑곶님의 언명이 내게는 새로왔다. 뭐, 글치만 깜짝 놀랄 만 한 일은 아닌 것이, 얼마나 많이 의도된 이미지에 노출되어 살고 있느냐, 지겹도록 겪었다고 여기기에 또 하나 내가 이미지에 녹아난, 짚어 볼 사례로 기록하고 넘어가면 될 게다.

몇 번 제기했지만 화끈한 답을 못들은 바, 봉하행 1박2일 동안 도대체 어떤 프로그램으로 무엇을 하냐? 우리모두 몸 담은지 10년 동안 단 한번도 1박 모임을 함께 한 적이 없는 나로서는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런 걱정 없이 걍 가도 시간은 잘 간다는 제보가 있었지만 겪어볼 일이다. 여하튼 드물게 어둡기 전에 해산, 알찬 산행을 했다는 자족감에 뿌듯하다. (2010.03.14)

 

Posted by 솔바람'

TRACKBACK http://urimodum.com/trackback/150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향미..

    이번 산행에서 큰웃음,빅재미를 주신 솔바람님..킹어브킹으로 임명합니다~

    2010/03/15 08:46 [ ADDR : EDIT/ DEL : REPLY ]
  2. 다시 일상이군요. 월요일 아침, 달짝지근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시작합니다.
    비는 오고, 이것저것 생각할 것들은 많고,
    착 가라앉은, 차분하면서도 기분은 조금 그런..

    모처럼 산행을 좀 길게 해서인지,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던 왼쪽 뒷꿈치가 좀 아프네요.
    몇 번 더 다니면 나아지겠죠?

    다들 행복한 한 주 만드십시오.

    2010/03/15 08:50 [ ADDR : EDIT/ DEL : REPLY ]
  3. 솔바람

    다시 읽어보니 친절하지 않은 부분이 꽤 있군요. '지역민 벗겨 먹기'가 아니라 '베풂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습니다. 내몰리는 분위기라도 내키게 되는 선의로 충만한 사이이리라는 재해석을 제 나름대로 했습니다.

    2010/03/15 09:52 [ ADDR : EDIT/ DEL : REPLY ]
  4. 밴댕이소갈머리딱지

    먼 길 오시는데 뭐....숙식 정도는 채금지는 것이 지역민이 짊어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 때 쯤.....아래 문장을 보고 말았습니다....



    "무상이님과 물처럼님은 토요일 저녁에 출발, 합류, 일요일(28일) 오전 함께 상경한다"


    자리잡고 연락하시면 얼굴 정도는 내비쳐 드리겠습니다.

    2010/03/15 10:21 [ ADDR : EDIT/ DEL : REPLY ]
    • 졸리운

      부산까정 가서 라면 묵고 찬 방에 새우 잠 자는 그런 불상사가 난다믄.....니는 '다비' 준비해야 될 끼야. 하기사 니 행실 보마 사리는 쩜 나올꺼로.

      2010/03/15 15:35 [ ADDR : EDIT/ DEL ]
  5. 무상이

    눈이 채 녹지 않은 위험한 산길 모두 무사하게 내려오셔서 다행입니다. 확실히 앞 뒤 왼 오른 위 아래로 똑부러지는 솔바람형님이 일을 추진하니께 단박에 흥행작이 한 편 만들어지네요~~ 슈타인님, 시부모님 모시고 아이들에게 부대끼면서 넓지 않은 집에 복작거리고 살면서 계산할 때 같은 때 동작빠르고 그러면 넓은 집으로 이사가는 시간이 점점 길어집니다~~~^^ 사랑하는 푼수님, 푼수님같은 헌헌장부님은 잠깐이나마 얼굴만 뵈어도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저때문에 다소 빈정이 상하셨더래도 여신님을 봐서 지역민으로서의 바람직한 자세를 배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2010/03/15 14:00 [ ADDR : EDIT/ DEL : REPLY ]
  6. 졸리운

    솔바람도 바람이라고 아주 춘풍이 불더만.....췟!!!!!

    2010/03/15 15:29 [ ADDR : EDIT/ DEL : REPLY ]
  7. 나는나

    아, 예... 울모두 엠티는 이리 가면 되는거였군요^^; 제 생각에는 봉하마을은 토요일날 들리고, 남는 시간엔 멀지 않은 곳으로 꽃놀이 가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2010/03/15 18:20 [ ADDR : EDIT/ DEL : REPLY ]
  8. 물처럼

    이것이군요, 솔바람님표 산행후기^^ 메마른 듯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정감이 묻어나네요. 암튼 산행과 후기 모두 덕분에 재밌었습니다.

    2010/03/15 18:50 [ ADDR : EDIT/ DEL : REPLY ]
  9. 잠머

    본까 봉하 근처에 숙소할데는 업는거 갓틈...진영읍에 나오면 장급여관들이 좀 잇을꺼고..
    안임 아예 부산나와서 동래산성에서 민박하고 아침에 온천해도 될꺼이고...
    (봉하에서 산성까지 한시간정도면 되지안을까?십픔)
    먹는거이가 토중석+일조중해서 4식인데
    만약 지가 금욜날 부산에 미리 가냐마냐에 따라 토중이나 일중을 지가 대전에서 내지염.
    참 전에본까 빈대가 구포어디 돼지국밥집 맛잇는데 알던뎅? ㅎ
    혹시라도 괴핵짜는데 도움되시라고 ^^

    2010/03/17 05:00 [ ADDR : EDIT/ DEL : REPLY ]
  10. 빈대

    팬션을 알아보던 중........

    부산,김해에서 가까운 곳 : 방이 없다.

    부산,김해에서 조금 떨어진 곳 : 방 있다. 시설 괜찮다. 봉하마을에서 한 시간 이내 거리다. 헌데 결정적 문제가 있다. 후발대의 숙소 합류가 쉽지 않다. 버스 갈아타고 우짜고 하면 최소한 두세시간, 택시타고 한 방에 올려면 최소 사,오만원...........

    그럼 어케하나?

    1. 후발대 지들이 우째 오든말든, 서너시간이 걸리든, 택시비로 사오만냥을 내든말든 우리가 뭔 상관이램?이면 걍 부산,김해에서 좀 떨어진 게아는 팬션으로 정한다.

    2. 후발대를 어여삐 여기사 '그래도 그럴 수 있나?'란 께름직한 동정심이 유발, 우짜던동 가까운 곳에 구한다면 까마득한 옛날에 일명 '귀곡산장푸로줵트'를 추진했던 부산 동래 금정산에 위치한 산성마을 민박집.

    2010/03/17 08:59 [ ADDR : EDIT/ DEL : REPLY ]
    • 졸리운

      부산까지 고생헤서 갔으면....우리 인간적으로 '산성' 같은 후진 곳은 가지 맙시다.

      "괜히 가자고 했어. 괜히 갔어~~~~"

      2010/03/17 14:20 [ ADDR : EDIT/ DEL ]
  11. 졸리운

    차량 예약 완료 : 에이비스 서대문지점.

    역심동에 있는 강남역지점에는 렌트 가능한 승합차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서대문에서 빌림

    2010/03/17 14:21 [ ADDR : EDIT/ DEL : REPLY ]
  12. 나는나

    오시는 분들 교통편을 생각했을 때, 27일 당일날 역삼역보다는 강남역에서 모이는 것이 고속도로 타기도 쉽고 사람들 모이기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10/03/17 21:5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