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모레 오십이니 그냥 오십으로 뭉뚱그려 내 나이를 '책정'하겠다.
이 만년필은 어디에서 난 것인고 하니, 아버님 돌아가시고 유품 정리하다가 어머니 화장대 설합에서 발견한 것이렷다.
파카45라는 -내 생각에 가장 대중적인 모델- 것인데 만년필 잉크를 파는 곳이 없어 잉크 충전하는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배송비 때문에 까만 잉크 한 병과 파란 잉크 한 병을 신청해 받는데, 돈 만원도 하지 않는 걸 왜 그리 사는데 고민했나 싶기도 하다.
잉크를 이빠이 넣고 나서, 너무나 마음에 들어 반야심경을 사경하였다. 반야심경이란 것이 원래 음차한 부분이 많기에'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중에 '반'자나 '밀'자 등등은 여러 버전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 나도 섞어서 썼다.
술이 한참 취했는데도 불구, 반야심경을 끝까지 필사하고는 만년필이 먹통이 되었다. 왜 그런지 몰겠다. 펜촉을 다시 끼우고 시험하기를 몇 날은 했을 터인데, 결국 만년필 잉크는 들어갈 줄만 알았지 써지지 않아 황당한 것이 벌써 이 년 전이다.
근데 오늘 그 만년필에 새로 잉크를 넣고 써보니 잘 써진다.
마음에 드는 필기구 하나 생겼다. 아마 처음이려니.
색불이공 공불이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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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주신의 경지에 오르셨구만......
2011/12/02 08:38 [ ADDR : EDIT/ DEL : REPLY ]생각만해도 입에서 소주 냄새가 폴폴 풍긴다는 그 주신으 경지~~~~~~ 푸헐~~~~
와우, 잘 쓰시네요.
2011/12/02 08:58 [ ADDR : EDIT/ DEL : REPLY ]한자를 이래 쓸수잇는 세대가 아일낀데....
2011/12/02 12:44 [ ADDR : EDIT/ DEL : REPLY ]역쉬 부모님을 잘만난게야....^^
술을 잘 만난 것이겠지요...... 맨 정신으론 절대 저 글씨 안 나옵니다.
2011/12/03 08:32 [ ADDR : EDIT/ DEL ]아침에 일어나서 '설마 내가 술 먹고 어문 글 올리지는 않았겠지'라며 확인한 순간 깜딱 놀랐음.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내가 올린 글이 맞음. 글고 빈대, 하이드옹, 잡님 모두 안목이 없음. ㅋㅋ
2011/12/04 19:1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