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09/12/05 04:12
우리 시대 '루저'를 따질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게 '노숙자' 혹은 '노숙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숙인을 위너라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으니까요. 특히나 우리나라는요. 뭐 에릭 호퍼류의 책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요(읽지 않았음). 글고 구름재님이 공부하는 곳에서도 노숙인들에게 인문학 강의를 해서 일정 성과를 거둔 걸로 알아요.

지지난 주 대전역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노숙자들이 동전 던지기 놀이를 하더군요. 제 고딩 때 '콜라 사이다' 놀이로 불리우던 거지요. 대충 선을 긋고 동전을 던져서 선 가장 가까운 데 던진 사람이 다 먹는 단순한 게임이지요. 모두 다들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그들 가운데서도 위너가 생기고 루저가 생기겠지요. 밥차가 오니 어느새 다들 밥줄에 서 있더군요. 아마 저 밥을 다 먹으면 다시 게임을 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 자리를 떠야 했네요.

동전을 던지는 사람들보다는 구경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부러워하는 것 같았답니다. 저도 솔직히 낑기고 싶더군요. 너무 재미있어 보였거든요. 솔바람님의 글을 보고 생각나는 것이, 그 대전역 풍경입니다. 성공의 잣대라는 게 사실은 너무도 허망한 거 아닐까요? 또, 위너들 중에도 루저가 있고, 루저들 중에서도 위너가 있다는 것은 복잡계를 논해야 할 만큼 어지러운 얘기지 싶어요.

대충 먹고 살고, 대충 아끼고 살고, 대충 길거리에서 자지 않으면 성공한 거 아닐까요? 우린 때론 노숙인들이 부러워지는 때도 있다니까요.

Posted by 올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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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름재

    어제 중학 동창 모임에서 말이죠 어떤애(남자동창)가 저더러 좌파라더군요 "어~우 진보야~~" ^^소린 들어 봤지만 ㅋㅋ
    제가 동창 까페에서 노대통령 욕하는 애를 좀 혼내(?)줬더니 쪼잔하게 그걸 기억하고는 좌파래요 참나. 대한민국 지식인 수준이라니~~(그애 대학교수랍니다)
    근데 댓글이 좀 뚱딴지 같네요 ㅎㅎ

    2009/12/05 15:45 [ ADDR : EDIT/ DEL : REPLY ]
  2. 솔바람'

    저는 '루저'라는 표현 자체에 반감을 가집니다. 그건 이미 '성공'을 전제한 말이며, 대다수의 성공 기준에 제가 동의하지 않는 탓입니다. 모든 백성이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제 몫을 하는 사회가 바람직합니다. 그 역할에 대소는 몰라도 높낮이는 없지요. 심벌즈와 제1바이올린.

    노숙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이의 현재를 '평가'하여 루저라고 부르는데, 그 이의 전체 삶을 알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 이의 현재 이후 노동가치를 염두에 둔다면 은퇴한 이의 가치는 없게 되지요. 그러므로 삶 전체에 눈을 돌릴 일이고, 그걸 모른다면 판단을 삼가해야지요. 글치만 일상에서 밥먹듯 재단합니다, 참 재미 없는 노릇이네요.

    2009/12/05 22:58 [ ADDR : EDIT/ DEL : REPLY ]
  3. 졸리운

    내가 정한 성공의 기준은 "하고 싶은 것은 다 못해도 하기 싫은 것은 안하고 사는 것."인다. 그런데 어느 때까지는 이걸 기준으로 한 성공 지수가 플러스 곡선을 그렸는데 요즘은 하루 하루의 삶이 이제껏 쌓아놓은 이 성공지수를 까먹기만 하는지라....... 삶이 영 편치 않다. 그니까.....2001년 심장 이상이 생겼을 때 콱 뒤졌으면.......지수로서는 가장 성공적인 삶이 아니었을가 하는.......계산이 나온다.(삶 전체로 눈을 돌리라니 하는 말이다.) 암튼 심벌즈이든 바이올린이든 오케스트라에서 뺘져버리면 그건 '독주'이고 '독주'는.......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한 이른바 '역할'은 없는 거아닌가 한다. 굳이 '독주자' 나름으로 의미를 주장하는 건 별론으로 하고. 아 또 골치 아프다.

    2009/12/07 16:32 [ ADDR : EDIT/ DEL : REPLY ]